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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l Note

재산국외도피에 관하여. #2 _광주 형사 전문변호사 법률사무소 청율

형사 2021.05.03 변호사 신원진

지난 포스팅에서 재산국외도피죄에 관한 기념비적인 판례인 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의 영국의 BFC 사건에서 비롯된 '2002도7262 판결'을 소개했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역시나 재산국외도피죄에 있어 기념비적인 판례인 '대법원 2018도2738 판결'(일명 '이재용-최순실 판례')을 소개한다.

지난 포스팅에서 재산국외도피죄에 관한 기념비적인 판례인 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의 영국의 BFC 사건에서 비롯된 '2002도7262 판결'을 소개했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역시나 재산국외도피죄에 있어 기념비적인 판례인 '대법원 2018도2738 판결'(일명 '이재용-최순실 판례')을 소개한다.

(이전 포스팅 참고)

재산국외도피에 관하여. #1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재산국외도피)죄는 죄이름부터가 어마무시한 느낌이 있는데, 법정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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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BFC 사건에서 재산국외도피 성립에 있어 "자신이 해외에서 임의로 소비, 축적, 은닉 등 지배·관리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행위라는 인식을 가지고 국내재산을 해외로 이동하여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이 유출될 위험이 있는 상태를 발생하게 하는 것, 즉 도피시킴으로써 범죄는 성립한다"는 법리를 전개했는데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2도7262 판결),

이재용 판례는 바로 위 BFC 사건 판례에서 판시한 " 자신이 해외에서 임의로 소비, 축적, 은닉 등 지배·관리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행위 " 中 "자신이"라는 문구에 포커스를 두어 이재용 부회장의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사례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관해 1심은 유죄로 판단했으나, 2심은 '삼성전자는 독일의 코어스포츠에 자금을 보냈고, 코어스포츠는 최순실이 뇌물을 받기 위해 만든 페이퍼컴퍼니였으므로, 삼성전자가 코어스포츠에 송금한 돈은 최순실이 지배·관리할 수 있는 돈이고, 이재용 부회장이나 삼성전자가 지배·관리할 수 있는 돈이 아니므로 재산국외도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리고 이 판단은 대법원에서도 그대로 인정됐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BFC 사건, 이재용-최순실 사건을 통해 재산국외도피죄가 성립하지 않는 2가지 경우 를 판시한 것인데, 하나는 처음부터 국내로 재반입할 목적으로 해외로 송금한 경우 (대우그룹 BFC 사건), 또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뇌물 등으로 줄 요량으로 해외에 있는 사람에게 돈을 준 경우 (이재용-최순실 사건)이다. 즉 위 두 가지 경우는 법령을 위반하여 국외로 재산을 이동시켜도 재산국외도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하는 뇌피셜--------------

*이재용-최순실 사건에서 법원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기 위해 재산국외도피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삼성전자가 최순실이 지배하던 코어스포츠로 보낸 돈이 36억 원 상당. 특경가법 규정대로라면 재산국외도피액이 5억 원 이상인 경우 '5년 이상의 유기징역' 이고, 집행유예를 선고하기 위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하여야했으므로 재판부는 사실상 별다는 논증도 없이 재산국외도피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판결문을 보면 항소심 재판부는 2002도7262 판결(BFC 사건)과 '재산국외도피 혐의 판단시 행위 이후 행위자가 취한 조치 등의 사정을 참작하여 신중히 판단해야한다'는 대법원2010. 9. 9. 선고 2007도3681 판결을 한 페이지 분량으로 인용하였는데, 고작 just one 페이지 정도 분량으로 대법원 판결을 인용만하고 별다른 논증 없이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사건을 무죄로 뒤집은(?) 것은 가히 이례적이긴하다.

이런 이례적인 판단을 대법원조차 역시 별논증없이 "원심의 판단에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재산국외도피)죄에서 말하는 도피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설시하며 확실히 못을 박아줬다. 거기다 대법원 판결 역시 재산국외도피에 관하여는 just one 페이지 분량을 할애. 유죄를 무죄로 뒤집은 사건에서, 다른 재산국외도피 사건에서 이런 경우가 있었나?!

재산국외도피 행위를 처벌하는 법은 학계에서도 지적할만큼 위헌 소지가 있는 법이다. 재산국외도피 범죄의 구성요건상 이미 다른 법령을 위반한 행위가 있어야 하니, 동일한 행위가 이중으로 법을 위반할 꼴이 된다. 무엇보다 수출로 먹고 사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고려하면 수출기업인들이 범죄의도 없이 단순한 실수로 신고 절차를 놓친 채 수출입 대금을 결제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해외로 보낸 경우도 처벌가능성이 있어 현실과도 동떨어진다는 비판도 있고, 전적으로 동감한다. 하지만 이런 위헌적인(?) 법조항의 적용은 왜 항상 재벌총수들에게만 예외적일까. 동일한 행위를 했음에도 누군가는 중형을 선고받고 오랜 시간 교도소에서 시간을 보내야하고, 또다른 누군가는 한 페이지도 안되는 논증으로 무죄를 선고받고 자유의 몸이 된다면 과연 법원의 잣대는 신뢰할 수 있는 잣대인걸까.

결론 : 만약 피고인이 이재용 부회장이 아니었더라도 이런 판결이 나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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