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없는 녹음
"이건 음성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침해"!!
아파트 계약을 체결한 D씨는 사전에 동의를 받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와 대화내용이 녹음된 것과 이를 유포한 것을 문제 삼아
공인중개사 C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타인의 대화비밀 침해금지)
①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
② 제4조 내지 제8조 , 제9조 제1항 전단 및 제3항, 제9조의2 , 제11조 제1항 ㆍ 제3항 ㆍ 제4항 및 제12조 의 규정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녹음 또는 청취에 관하여 이를 적용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대화의 당사자가 녹음했다면 동의가 없어도 OK!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법원은 원고(D씨)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법리에 관하여 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판시 내용 중에는 ' 자신과의 대화나 자신에 대한 발화의 녹음을 일반적으로 금지하는 법규범은 우리 법에 존재하지 아니한다' 가 있는데요.
즉 문제가 되는, 동의 없이 이루어진 녹음에 당사자의 목소리가 포함되면 법을 위반한 것이 아닙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에 의하면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으나, 자신과의 대화나 자신에 대한 발화의 녹음을 일반적으로 금지하는 법규범은 우리 법에 존재하지 아니한다. 무단녹음의 금지를 헌법상 음성권으로부터 도출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누군가에게 절대적으로 할당된 권리영역이 있음을 뜻하지 아니한다.
[수원지방법원 2022. 3. 22. 선고 2021가소346049]
동의 받지 않은 녹음
음성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침해에 대하여
© kellysikkema, 출처 Unsplash
공인중개사 아래 체결된 아파트 계약
오늘 포스팅은 중개사무소에서의 대화가 녹음되어 제3자에게 유포한 공인중개사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입니다.
이 사건 원고(공동매수인) D씨와 E씨(공동매수인)는 이 사건 피고(공인중개사) C씨의 중개 아래
2020년 11월경. A씨와 B씨가 공동소유하고 있던 아파트를 매수합니다.
중개사무소에서 모인 매수인
매수계약이 체결되고 시간이 지난 2021년 3월경. 원고 D씨와 E씨 그리고 공인중개사 C씨는 C씨의 중개사무소에서 모였습니다.
아파트를 매수한 D씨는 매도인 A씨에 대한 이 사건 아파트 하자보수청구 및
C씨의 중개보수 지급에 관한 대화(이하 ‘이 사건 대화’라고 합니다)를 나눴는데,
공인중개사 C씨는 매수인 D씨와 E씨의 동의를 받지 않고 위 대화를 녹음(이하 ‘이 사건 녹음’이라 합니다)하였습니다.
문제가 된 녹음
매도인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 이 사건 원고 D씨
2021년 3월경. 문제가 된 위의 이 사건 녹음이 있던 날로부터 약 9일 뒤.
아파트를 매수한 이 사건 원고 D씨는 법원에 매도인 A씨를 상대로 이 사건 아파트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는 소(이하 '관련 소송' 이라고 합니다)를 제기했습니다.
관련 소송 피고가 된 아파트 매도인 A씨
2021년 4월경. 매도인 A씨는 공인중개사 C씨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매매와 전세 및 하자소송과 관련하여 질의를 보냅니다.
이에 공인중개사 C씨는 전자우편으로 답변했습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하자와 관련해 보수를 청구함.
- 청구한 하자 보수는 부동산 관례상 매도인에게 청구하기 힘든 부분이 많음.
- 소수의 확실한 비용이 드는 하자에 대하여 부동산이 대신 처리하기로 함.
- 중개수수료 잔금일에 공인중개사 C씨는 매수인에게 받을 350만원이 있었으나, 부동산 측에서 진행한 하자 보수 비용만 받기로 함.
- 정산이사일(이 사건 녹음이 있던 날)까지 발생한 모든 하자에 대한 비용을 매도인에게 청구하지 않기로 함.
- 2021. 2. 매수인이 주신 하자는 부동산 관례상 매도인에게 청구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이 있었고 소수의 확실한 비용이 드는 하자는 비용이 얼마 나오지 않는 선이라 저희 부동산이 대신 처리하겠다고 매도인에게 말씀드리고 책임을 졌습니다.
- 2021. 3. 잔금일날 매수인에게 받을 남은 금액(매수인이 제시한 총 하자 수리비용보다 많았음)에 대해 아래 내용으로 상계처리하고 마무리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 매수인과 중개수수료는 500만 원에 합의한 사실이 있으며, 추가지원금 및 이자 등 약 150만 원 비용을 제외하고 2021. 3. 매수인에게 약 350만 원 받을 돈이 있었으나 제가 이 물건 관련하여 실제 들어간 실비(2,195,300원)의 금액만 받는다.
- 단 2021. 3. (정산이사일)까지 발생한 모든 하자에 대한 비용(제가 처리한 비용 + 매수인이 지불한 비용)을 매도인에게 청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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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에게 관련 소송 입증자료를 구한 매도인 B씨
아파트 매수계약을 체결했던 D씨는 위의 공인중개사와 합의한 내용('정산이사일까지 발생한 모든 하자에 대한 비용을 매도인에게 청구하지 않는다')과 달리 매도인 A씨를 상대로 이 사건 관련소송(이 사건 아파트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는 소)을 제기했습니다.
매도인 A씨(관련 소송 피고)는 공인중개사 C씨로부터 받은 내용증명으로 반박했지만, 매수인 D씨는 "매수자가 부동산과 하자관련 합의사항이 전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에 아파트를 공동으로 매도했던 B씨가 "입증자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입증자료를 위한 녹취록 요청 드립니다.”라는 전자우편을 공인중개사 C씨에게 보냈습니다.
그래서 공인중개사 C씨는 공동 매도인 B씨에게 이 사건 녹음 파일을 전달하게 되었고, 관련소송 피고 A씨(매도인)는 위 녹음 파일로 녹취서를 작성해 관련소송에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 OpenClipart-Vectors, 출처 Pixabay
문제의 녹음은 비밀 영역과 사적 영역 침해?!
법원은 문제의 녹음에 대하여 공인중개사인 C씨의 중개업무와 D씨와 E씨의 매수와 관련된 것으로, 이는 내밀영역이나 비밀영역 또 사적 영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또한 사회적 영역에 속한 것으로, 추후 이 사건 아파트의 하자보수나 중개보수 지급 관련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녹음이 필요한 점 등을 들어 민법 제750조에 규정된 '위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살피건대,
① 이 사건 대화의 내용은 피고(공인중개사 C씨)의 입장에서는 ○○공인중개사로서 하는 중개업무와, 원고(D씨)와 E의 입장에서는 이 사건 아파트의 매수와 각 관련된 것인바, 내밀영역, 비밀영역, 사적 영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사회적 영역에 속하는 점,
②피고(공인중개사 C씨)로서는 추후 이 사건 아파트의 하자보수나 원고의 피고에 대한 중개보수 지급과 관련된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이 사건 대화를 녹음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피고가 관련소송 사실을 알고 A를 돕기 위해 이 사건 녹음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이 사건 녹음을 한 시점은 관련소송이 제기되기 전인 2021. 3. 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③ B는 관련소송에서 증거 제출이 필요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녹음 파일을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가 B에게 이 사건 녹음 파일을 교부하게 된 점을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녹음을 한 것이나 B에게 이 사건 녹음 파일을 교부한 것이 민법 제750조에 규정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
[수원지방법원 2022. 3. 22. 선고 2021가소346049]
위의 내밀영역이나 비밀영역, 사적영역, 사회적 영역 등은 독일의 Wenzel에 의한 인격영역 분류에 해당되며 이와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한편 독일의 Wenzel에 의하면 인격영역은 ① 내밀영역(인간의 자유의 최종적이고 불가침적인 영역을 포함한다. 내밀영역에 해당하는 것으로 성적 영역에 관한 사항을 들 수 있다. 이것은 가장 좁은 인격영역으로서, 제3자의 침입으로부터 가장 강력한 보호를 받는다. 내밀영역의 보호는 절대적이라고 한다). ② 비밀영역(이성적으로 평가를 할 경우 공공에게 노출되어서는 안 될 인간의 생활영역이다. 개인적인 편지의 내용, 비밀스러운 전화내용, 사생활에 관한 일기 등이 이에 속한다. 비밀영역에 속하는 사항들이 비밀스러운 성격을 갖고 있는 경우에,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동의가 있어야만 공개할 수 있고, 동의한 방식에 따라 공개해야 한다), ③ 사적 영역(가족, 가정, 친구, 친척과 같이 친밀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생활의 영역으로, 결혼 전의 이야기, 부부 간의 다툼 등이 이에 속한다. 가족구성원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이에서는 친밀성 때문에 좀 더 솔직하고 거리낌 없는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보호를 받아야 한다. 또한사적인 대화가 직업과 관련된 경우에도 사적 영역에 속할 수 있다. 사적 영역이 언론에 보도된 경우에는 언론, 표현의 자유와 긴장관계에 있게 된다. 이러한 경우 이익형량을 하여야 하는데,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보의 이익이 당사자의 개인적인 이해보다 우월한 경우에는 언론이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사적 영역에 관하여 공표하더라도 적법할 수 있다), ④ 사회적 영역(사회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활동하는 개인의 생활 영역으로, 직업활동이나 사회활동이 이에 속한다. 사회적 영역에 관해서도 언론이 자유롭게 보도할 수는 없고 원칙적으로 당사자에게 보도 여부에 대한 결정권이 유보되어 있다. 그러나 언론은 사회적 영역을 사적 영역의 경우보다는 훨씬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다), ⑤ 공개적 영역(모든 사람이 인식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식하여야 할 인간생활의 영역으로, 사회정치적 영역, 국가영역이 있다. 이에 관하여 보도를 하는 것은 인격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개적 영역에서 녹취한 개인의 대화나 촬영된 사진을 영리목적으로 이용하는 것까지 허용되지는 않는다)으로 구분된다.
[수원지방법원 2022. 3. 22. 선고 2021가소346049]
법률사무소 청율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연하로 112 307호
법률이야기동의녹음광주민사전문변호사법률사무소
이 글은 변호사 신원진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려 있습니다.
